2009.10.07 03:49

로이스터 감독의 오만과 유치함


[장윤호의 인사이드 베이스볼]‘패장’로이스터 감독의 행동, 오만인가 유치함인가


1. 전 어려서부터 성당엘 다녔었고 대학시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주일학교 교사를 5년정도 했었습니다.
한번은 제가 소속되어져 있는 지역에서 성가경연대회가 있어 준비를 하게된적이 있습니다. 지역 성당간 교류차원의 행사이기도 했지만, 더 큰 목적은 곧 있어 거행 될 서울대교구 주최 성가경연대회에 참가할 지역대표를 뽑기위한 대회였습니다. 2~3개월 전부터 준비를 했지만 당시 주일학교 교사라는 사람들이 대부분 대학생들이었던지라 주중에는 모이기가 어려웠고 주로 주말에 잠깐씩 모여서 일정이나 장소등 행사 관련 사항들을 준비하게 되었었죠. 그런데 다른 모든 것들은 다른 성당의 선생님들과 순조롭게 잘 논의가 되었었는데, 시상에 대한 부분에서 의견이 많이 엇갈리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별것이 아니었습니다. 7세반에서 초등6학년으로 구성된 어린이 성가대이다보니 승패의 결과에 따라 아이들이 혹시 낙담하거나 실망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들이 앞서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도 그럴것이 대부분의 성당에서는 대회가 있는 시점을 대비하여 보통 6개월 정도 연습을 하는게 보통이었고, 좀 경쟁심에 불타는 성당에서는 주중에도 시간을 내서 연습을 하는 눈치였거든요. 그래서 그 문제를 잘 해결해 보고자 공정하게 평가를 하자는 대전제하에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서 평가 기준을 만들었는데, 결국 대회을 1주일 전 까지 시상에 대한 문제를 해결 하지 못해 고민을 했더랬습니다. 일부 선생님들은 누구는 대상주고 누구는 우수수상 받으면 아이들이 상처를 받으니 차라리 상의 이름을 없애는 건 어떠냐.. 아니면 시상을 아예 없애고 나중에 개별적으로 결과를 송부하는 건 어떠냐... 뭐 대충 이런식이 었던것 같습니다. 그 때 묵묵히 철없는 대학생들의 대책없는 논의를 듣고 계시던 담당 신부님께서 이렇게 반문을 하시더군요.

이 성가 경연대회가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내도록 준비된 경쟁이라면, 아무리 어린아이들을 위한 행사라고 할 지라도 승부의 결과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패자는 승자를 축하하고, 패자는 승자를 격려하는 일을 가르치는 것이 더 가치있는 일일이 아니겠느냐... 또 그런 과정을 알게 된다면, 정당한 경쟁속에서 승리를 하기위해 어떻게 노력해야하지를 배우게 될 것이고 그것이 더욱 큰 선물이 아니겠느냐는 말씀이셨습니다.

함께 고민한다고 낑낑대던 주일학교 교사들은 순간 모두 꿀먹은 벙어리.. "꽝~!!" 한대 맞은 기분이더군요..


2. 프로야구가 시작되기 전해였던 81년, 당시 선린상고(박노준과 김건우 빠였어요)를 보기위해 야구장을 찾을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함께 동행 해주실 분이 없어 꽤나 먼거리에 있던 야구장에 혼자 가게 되었고, 아마 8월 경이니까 봉황대기 결승전(선린상고와 경북고)을 보려고 길을 나섰는데, 날짜를 착각 했는지, 뜻하지 않게 실업팀의 경기를 - 롯데자이언츠의 경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모처럼 내야석 입장권을 구입해서 들어 갔었던, 초등학생(5학년)은 경기장에서 뜻밖에도 마운드위의 최동원선수를 보게 되었고 그 날 이후 야구에 대한 각인이 생겨버렸습니다. 사실 최동원선수의 경기는 이 사건이 있게되기 전해인 80년도 연고전 당시 야구를 몹시 좋아하신 삼촌덕에 경기장에서 모습을 보기는 했는데 외야석에 앉아서 멀찍히서 던지는 걸 보고 있자니 별로 실감이 나질 않았는데다가, 워낙 좋은 선수라고 소문이 날대로 난 상황이라 그다지 기억에 남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프로야구가 시작되었을 때 아직 입단이 확정되지도 않은 마운드의 최동원을 기대하며 "자이언츠"를 외쳤고 지금까지 "나는 갈매기"임을 기쁘게 생각하며 지냅니다.


3. 이야기가 좀 이상하게 흘렀는데요, 스포츠는 필승의 전쟁이 아니라 공정하고도 정당한 경쟁입니다. 정당한 승부에 대해 깨끗하게 결과를 인정하고 승자를 축하한일이며,구단에 준비한 한복 갈이입고 인터뷰를 한 외국인 감독에 대해서 과연 추석명절 까지 들먹여가며 지적하신 기자분의 센스가 "오만과 유치함" 아닌가요? 차라리 승자가 기뻐 하는 모습뒤로 의자를 걷어차며 패배를 억울해 하고는, 비장한 표정으로 기자들을 만나 내년엔 무조건 한을 풀겠노라며서 눈을 부라리는 것이 도전자의 모습이라고 생각을 하고 계신거라면, 전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기자님이 아이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유치하지도 오만하지 않은 스포츠의 정신은 어떤 모습 입니까?"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1 Comment 0


티스토리 툴바